<사진 출처: 2018. 10. 22. 한겨례 기사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866834.html>
오늘 오전 11시 청와대 앞에 전국장애인부모연대·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전국통합교육학부모 협의회 등 3개 단체 회원들이 모였습니다. 이들은 최근 특수학교에서 발생한 폭력사태를 규탄하고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위 단체들은 특수학교 폭력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 및 관련자 처벌, 피해 장애학생 조사 및 보호, 보조 인력 확충 방안 마련, 특수학교 공립화, 통합교육을 위한 특수교육정책의 대전환 요구 등 10대 요구를 발표하였습니다(전국장애인부모연대 기자회견문 전문).
사단법인 두루의 이주언 변호사는 이날 연대발언으로 최근 논란이 되는 CCTV 설치가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아님을 지적하면서 특수학교를 벗어나 일반학교에서의 통합교육과 우리 사회의 장애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사단법인 두루는 장애학생의 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계속 장애단체들과 연대하겠습니다.
<연대발언>
인강원의 가혹한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하였을 때 저는 관련자를 처벌하고, 인강재단을 정상화하는 과정을 지원하였습니다. 재단 산하 학교에서 이런 폭력사건이 발생하니 허탈하고, 더욱 화가 납니다.
저는 장애인 시설이 가진 본질적인 한계가 특수학교에서도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탈시설이 대세입니다. 오늘 저는 부모님들 앞에서 탈특수학교를 외칩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특수학교를 둘러싼 특수교육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와 같은 개인의 일탈은 계속될 수밖에 없고 또 다른 폭력을 야기할 것이라고 진단합니다. 저는 그 판단에 동의합니다. 또한 특수학교의 분리된 교육 환경 특성이 갖는 한계가 이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는 점에 적극 동의합니다. 분리된 환경에서 교육이 이루어지는 특수학교가 아닌 통합된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일반학교 통합교육이야말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 대안이라는 인식에도 적극 동의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통합학교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합니다. 통합 학교에 문제가 없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우리 사회를 보십시오. 집단 따돌림, 괴롭힘, 학교 폭력 등 여러 사건 사고가 항상 발생합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우리 사회의 과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부족하지만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을 갖추어 나가고 있고, 계속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특수학교는 어떻습니까? 그동안 우리 사회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교육 안에서도 특수교육은 별도의 문제, 장애학생은 별도로 존재로 취급되면서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하는 “우리의 과제”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장애학생에게는 개별화교육이 필요합니다. 학교에서 장애학생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하면 장애를 이해하는 전문가, 전문센터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통합학교 내에서도 가능하고. 그 안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군대는 우리 사회에서도 별도의 특수한 사회로 인식됩니다. 어떤 사회복무요원에게 특수학교는 잠시 머무르다 가는 또다른 특수한 사회로 인식되지 않았을까요? 그 요원들에게 자신이 마주하는 장애학생이 함께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인식이 있었다면, 과연 이런 일이 발생하였을까요?
특수학교는 그동안 장애인에게 더 잘맞는, 안전한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부모님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CTV를 설치하자고 합니다. CCTV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는 것인가? 나는 감히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CCTV는 우리 사회에서 인권침해 논란이 큽니다. 이런 CCTV가 특수학교에서는 필요하다는 인식은 우리 스스로 장애학생을 특수한 사회에 고립시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장애학생들은 폭력에 계속 무방비로 노출시켜도 된다는 이야기는 절대로 아닙니다. CCTV가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번 사건들은 “일부” 특수학교의 문제라고 합니다. 그런데 CCTV를 설치하는 것은 교사를 포함하여 전국의 특수학교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입니다. 장애학생들을 잠재적 범죄자들이 있는 곳에 보내야 하나요? 그렇게 정말 위험하다면 특수학교는 없애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CCTV가 예방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가장 확실한 예방책은 장애인식 개선, 우리 사회의 시민의식 성숙입니다.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CCTV를 설치하면 범죄자들은 더욱 은밀하게, 사각지대에서 범죄를 저지를 것입니다.
저는 부모님들이 이런 문제를 모르고 CCTV 설치를 주장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죽하면, CCTV라도 달자고 할까 우리는 더욱 그들의 목소리에 절절히 귀 기울여야 합니다. 저는 장애학생 부모님들의 절규를, 법을 만들고 실행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알아듣고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들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원합니다. 문제의 재발방지를 원합니다. 그렇다면 정부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의 10가지 제안을 조속히, 제대로 실행하여야 합니다.
정부는 특수학교 폭력사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라.
[관련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