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박찬운 교수가 페이스북에 게재한 '아담과 이브를 만나게 해달라는 호소문'은 좋아요 500여 개를 받고, 40회 이상 공유되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대체 아담과 이브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낯선 한국 땅에서 '외국인' 유학생인 이브는 고국 땅에서는 변호사이자 교수를 지망하던 엘리트입니다. 인권법을 전공하고자 한국 땅을 밟았고,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동시에 전공을 발휘하여 난민을 돕는 일을 하였습니다. 이브는 그렇게 '난민신청자'인 아담을 한국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둘은 사랑에 빠졌고, 아이를 가졌습니다. 아담의 난민신청 결과가 좋지 않아 아담은 고국으로 돌아가야 했지만, 이브의 '남편'으로서 한국에 다시 돌아올 수 있을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렇게 '잠깐'이라고 했던 아담은 하마터면 '영영' 돌아오지 못할 뻔했습니다.
아담은 대사관에 비자 신청을 하였지만, 신청이 거절되었습니다. 불법체류자가 많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아담과 이브는 불법체류를 한 적이 없고, 이브는 적법하게 한국에 체류하고 있었으며, 아담과 이브에게는 곧 태어날 쌍둥이 아이가 있었는데도 대사관은 강경했습니다. 아담이 한국에서 난민신청을 했던 '전력'을 나쁘게 본 것입니다. 아담이 없다면 이브는 혼자서 쌍둥이를 낳아 두 아이를 키우면서 대학원 생활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들의 사연은 곧 지평과 두루에 닿았습니다. 두루는 지평과 함께 대사관에 연락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하여 아담의 비자발급을 도왔습니다. 결국 아담과 이브는 이 사건이 널리 알려진지 20여일이 지난 12월이 되어서야 극적으로 상봉할 수 있었습니다. 아담과 이브의 남은 한국 생활이 이제는 행복으로만 가득차길 기원합니다. 앞으로도 두루는 이주민의 가족결합권을 위해 힘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