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란원은 두루와 가장 먼저 인연을 맺은 단체이다. 2014년, 지평과 함께 미혼모 양육시설 최초로 법률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애란원의 법률교육과 법률자문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애란원의 법률교육 프로그램을 처음 기획했을 당시 사무국장이었고 지금은 원장을 맡고 계신 강영실 원장님께 애란원과 두루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애란원의 시작”
“1960년에 미국 장로교 선교사 반애란 여사가 애란원의 전신인 “은혜원”을 개소했습니다. 한국전쟁 후 가장 열악한 상황에 있는 미혼모와 아동의 보호를 위하여 미국에서 여러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한 뒤 사회복지적 견지에서 애란원의 상담, 지원의 틀을 만들었어요. 1983년에 애란원 건물이 준공되었고 국가지원을 받으면서 미혼모자 시설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애란원은 미혼한부모가족과 위기임신여성을 대상으로 임신부터 출산, 지역사회에서 자립하기까지 전방위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엄마들은 아이를 버리지 않고 키우려고 하는 강한 의지가 있기 때문에 미혼모에 대한 보호와 지원이 있으면 많은 경우에 아이는 입양되지 않고 엄마와 함께 살 수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미혼모가 입양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지만 애란원을 시작으로 미혼모 양육시설은 전국에 40여개로 늘었고 지금은 조금씩 아동을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입양위주의 정책을 넘어 미혼모의 권익을”
“애란원에서 일하기 전에 입양기관에서 미혼모 상담업무를 했었는데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미혼 엄마에게 주어진 권한이 너무 없어서 많은 엄마들이 입양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남자는 도망가고, 부모도 받아들여 주지 않고 집은 가난하고⋯ 그래서 저는 미혼모의 권익을 보장해주고 대안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여 양육을 지원하는 사업을 제안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상담하면서 만난 아이 엄마들은 공통적으로 1~2년만 시간을 주면 아이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고, 입양 보낸 엄마들이 많이 후회하고 심지어 우울증에 걸리는 경우도 많이 보았어요. 제가 뿌리 찾기를 하면서 만났던 해외입양을 간 사람들도 많은 경우에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은 이후에도 정체감이 흔들리고 있었고 부모에게 버림받았다는 상실감이 복잡하게 얽혀있었어요. 입양위주의 국가 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입양기관에 사표를 낸 뒤 한상순 원장님(당시 애란원 원장)에게 제안하여 애란원에서 미혼모자 공동생활가정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애란원에서는 미혼모에 대한 교육을 특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애란원에서 운영하는 “나래대안학교”는 학생 미혼모의 임신으로 인한 학업중단을 예방하기 위해 학생의 재적학교에서 위탁교육을 실시하여 재적학교 졸업장을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고, “나래내일이룸학교”는 여성가족부로부터 간호조무사 직업훈련 교육을 위탁 받아 운영하고 있다.
“지평ㆍ두루의 법률교육 프로그램”
벌써 6년째 진행되고 있는 지평ㆍ두루의 애란원 법률교육은 전국 미혼모 시설 최초의 법률교육 프로그램이다. 두루와 지평의 변호사가 애란원의 미혼모를 대상으로 양육권, 청소년노동, 부동산거래, 입양, 아동학대, 성폭력(데이트폭력, 가정폭력), 파산, 사이버폭력, 인권교육 등을 주제로 두루 강의를 진행하고 관련 주제에 대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상담 후 소송이 필요한 경우 소송지원까지도 하고 있다. “변호사님들께서 오셔서 미혼 엄마들에게 필요한 이슈를 다 골라내서 교육을 해주셔서 엄마들에게 굉장히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다른 원장님들을 만나서 이야기해보면 이런 법률교육 프로그램이 없어요. 교육을 하고 법률상담, 소송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니까 정말 좋습니다.”
애란원에서는 미혼한부모와 관련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고 두루도 지속적인 법률교육 및 법률자문을 통해 그 뜻을 함께 하고 있다. 미혼모자의 존엄과 권리를 위해 애란원과 두루는 앞으로도 함께 더 많은 일들을 해나갈 것이다.
애란한가족네트워크는 애란원을 중심으로 위기임신·출산지원센터(위기임신 여성 상담지원센터), 나래내일이룸학교(청소년한부모직업학교), 나래대안학교(학생 미혼모학교), 애란세움터(미혼모 공동생활가정), 애란영스빌(청소녀 미혼모자 공동생활가정), 애란모자의집(성인 미혼모자 공동생활가정), 마포애란원(성인, 사각지대 미혼모자 생활시설), 나.너.우리한가족센터(한부모 가족 복지 상담소)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