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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권 [기고]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아동의 인권 2020.04.29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아동의 인권

 

 

엄선희 변호사

 

 

지난해 정부는 아동이 현재와 미래의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국가의 책임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로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하였다. 아동의 권리를 4대 영역으로 나눠 보호권, 인권과 참여권, 건강권, 놀 권리로 규정하면서 이에 대한 10대 핵심과제 및 세부내용을 담은 방대한 정책이었다. 교육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법무부 등 아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처들이 합동으로 아동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였는데, 아쉽게도 그 속에 장애아동을 고려한 내용은 의료접근성에 대한 내용 뿐이었다.

  

장애아동은 ‘장애’와 ‘아동’이라는 두 가지 특징을 고려하여 법·제도적으로 더 세심한 보호와 지원이 필요하지만, 오히려 이와 같은 특징으로 인하여 이중으로 차별 받고 소외되어 왔다. 장애 정책은 성인 장애인을 중심으로, 아동 및 교육 정책은 비장애아동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장애아동은 복지, 아동 및 교육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학대 및 방임으로 인한 피해도 심각한데, 장애아동에 대한 학대나 방임은 아동이 피해 사실을 언어로 제대로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신고마저도 어렵다. 대구광역시 교육청의 특수학교 아동학대 예방교육 자료에 따르면 비장애 아동에 비해 장애가 있는 아동들은 학대나 방임의 피해자가 될 확률이 2배나 높고, 제대로 신고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신고 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피해사례가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심지어 아동들이 가장 안전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공간인 학교에서조차 장애아동은 폭력과 학대에 노출되거나 방치되기도 한다. 2018~2019년에는 몇몇 특수학교에서 교사와 사회복무요원이 발달장애 학생을 폭행하거나 방임한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였다. 필자는 2018년 10월 언론에서 크게 보도되었던 사건에서 형사소송의 피해자 대리를 맡았다. 지적장애 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특수사립학교에 배치된 사회복무요원들이 교내에서 장애학생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교사가 이를 방임한 혐의가 문제된 사건이었다. 언론에 제보된 영상에서 사회복무요원들은 장애학생의 머리와 어깨를 주먹으로 수 차례 내리치고, 장애학생을 캐비닛 안에 가두기도 하였다. 아동복지법 위반, 장애인복지법 위반으로 사회복무요원과 교사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었는데, 1심에서 사회복무요원들은 집행유예, 교사는 무죄를 선고 받았다.

 

장애학생의 부모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였다. 특히 특수교육을 전공한 교사가 수업시간 중 자신의 보호, 감독 하에 있는 장애 학생을 교육적으로 방임하여 사회복무요원으로 하여금 반복적, 일상적으로 사회복무요원실에 데리고 가 있도록 한 사실에 대하여 무죄 선고가 내려졌는데, 장애학생에 대한 학대 및 교육적 방임의 위험성과 문제점이 충분히 고려된 것인지 의문이 남는다. 

 

안타깝게도 이 사건에서 학교가 공립으로 전환된 것 외에 학교와 교사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다. 특수교사 및 특수교육지도사의 부족 등으로 양질의 교육과 안전한 돌봄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특수학교의 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교육당국의 노력도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서는 특수학교에 특수교육 보조인력을 배치하도록 하고 있는데 시도교육청은 여전히 부족한 보조인력을 특수교육지도사가 아닌 전문성과 경험이 부족한 사회복무요원으로 채우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애학생과 부모들의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특수학교 학대사건은 항소심이 진행될 예정이다. 1심에서 피해학생 어머니가 작성하여 법원에 제출했던 탄원서의 일부를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판사님, 이번 사건을 단순히 어린 사회복무요원들의 일탈된 행동으로만 보시지 말아주십시오.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과 사회통념, 바르지 못한 교육관이 모두 모여 만든 아픔입니다.”

 

 

언론사에서 기고글 보기 : [톺아보기]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아동의 인권

 

담당 변호사 엄선희 (02-6200-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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