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수습 및 채용]2017년 동계 로스쿨 실무수습 후기(원보람)

2017-03-07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7기 원보람


1. 두루에서의 실무수습을 마치며
 

저는 공익변호사라는 뚜렷한 목표를 가졌다고 자신하며 로스쿨에 입학했습니다. 막상 입학한 이후에는 치열하게 학점등수 경쟁에 매진하다 보니 그러한 꿈은 사치같이 느껴졌고, 목표를 잃은 채로 하는 공부는 예전만큼 즐거움을 주지 못했습니다그러나 사단법인 두루의 실무수습 과정을 통해 제 꿈이 결코 사치가 아니라는 것과, “나도 공익을 위해 일하는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용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2. 실무수습 활동내용 정리 

실무수습은 크게 공통과제 및 개별과제특강기관방문 등으로 나누어 진행되었습니다.

 

공통과제1은 무고 소송에서의 변호인 의견서 작성과제2는 장애인 영화접근성확보 소송의 준비서면 작성이었고, 개별과제로 난민불인정취소소송 사건에 관한 리서치를 했습니다과제마다 직접 소송을 수행하셨던 변호사님들이 강평을 진행해주셨는데법리적인 문제의 풀이 과정뿐 아니라 사건을 수임하고 진행해나가는 과정에서 실제 고민하고 고려했던 부분이 무엇이었는지의뢰인 및 상대방과는 어떤 일화가 있었는지 등을 실감나게 이야기해 주셔서 기록을 보다 입체적으로 접할 수 있었습니다책으로만 배웠던 법학이 더욱 생생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두루 변호사님들께서 실무수습생 각자에게 개별 강평을 해 주셨던 것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바쁘신 와중에 실무수습생들의 과제를 검토해주시는 것이 쉽지 않으셨을 텐데도 밤을 새면서 진지하게 각 과제를 강평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강평을 받으면서 기록해두고 남겨둔 자료들은 실제 실무에 나가서 법률 문서를 작성하고 소송을 수행할 때 큰 자산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김지형 이사장님여연심 변호사님과 박성철 변호사님의 특강도 있었습니다.

 

김지형 이사장님은 두루의 이사장님이자 전 대법관이신데, ‘독수리 5형제’로 불리시며 소수자의 입장을 대변해오셨던 분이라 평소 너무나 뵙고 싶었던 분이었습니다이사장님의 강의는 질의응답 형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전공분야이신 노동법관련 이슈부터 성소수자 문제 등 다양한 사안에 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어주셨고 또한 좋은 법률가가 되기 위해 지녀야 할 태도에 대해서도 진심 어린 조언을 해 주셨습니다. "모든 인간은 존엄하고법률가의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그 존엄성을 회복시키는 데에 있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여연심 변호사님과 박성철 변호사님께서는 직접 수행하셨던 공익소송 사례들을 놓고 토크쇼 형식으로 강의를 진행해주셨습니다언론인 선거운동금지 위헌소송간첩조작사건 관련 국가배상소송중곡동 주부 살인사건 국가배상청구소송 등에 대해 소송전개과정 및 법적 쟁점관련된 사회적 이슈들까지 다양한 화두를 놓고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책에서 보던 판례들을 직접 이끌어내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살아 숨 쉬는 법률 현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기관방문을 통해 현장을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저희가 방문한 기관들은 성매매 피해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10대여성인권센터성폭력 피해 아동 및 여성을 지원하기 위한 해바라기센터입니다단순히 기관을 둘러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여성인권센터에서는 관계자분들 및 변호사님들로 구성된 법률지원단의 회의를 참관할 수 있었고 해바라기센터에서도 내부회의에 참관하여 현장에서 어떤 사례들을 다루고 계신지그리고 기관내의 고충이 무엇인지를 생생하게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이를 통해 각종 기관에서 어떤 법률적 지원이 필요한지변호사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배울 수 있었고 후에 변호사가 되어서도 현장을 이해하고 관계자 분들과 소통하며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느꼈습니다.

 

3주 차 기관파견 때는 10대여성인권센터를 재방문 하였습니다현재 발의되어있는 아동청소년보호법의 개정안에 대해 검토해보고일본의 10대성매매여성 지원기관의 자료를 번역하는 과제를 하게 되었습니다또 10대 성매매 청소년들을 구제하기 위하여 기관에서 구체적으로 모바일인터넷오프라인에서 어떤 활동을 하시는지 설명해주셨습니다이를 통해 많은 10대가 성매매범죄의 위험에 노출되어 범죄의 위험에 빠져 살아가고 있다는 것과 범죄의 통로가 되고 있는 각종 어플리케이션 등에 대한 규제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10대 성매매와 관련된 다양한 사회 이슈에 대해 알게 되었고, 성매매 문제에 대해 개인적으로 지니고 있던 여러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현장에서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3. 활동 소감 

2주가 조금 넘는 실무수습 기간 동안 굉장히 다양한 활동들을 했고그 과정에서 매일 새로운 것을 깨닫고 배웠습니다지난 2주간 느꼈던 소감을 단 몇 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겠지만반복적으로 느끼고 깨달았던 점들을 간략히 정리해보았습니다.

 

공익변호사는 아주 소수의특별한 변호사만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는 그 동안 공익소송은 변호사로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모두 내려놓을 수 있는 대단한 분들인권 감수성이 아주 뛰어난 소수의 변호사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그러나 그것은 저의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두루에서 공익소송을 수행할 때 두루의 전담 공익변호사님들뿐 아니라 지평의 변호사님들도 기꺼이 협력해 주시던 모습, 10대성매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로펌의 여러 변호사님들이 법률지원단을 꾸려 늦은 시간까지 회의하는 모습을 보면서 용기를 얻었기 때문입니다이런 모습들을 통해 공익소송은 특별한 누군가가 혼자의 힘으로 해 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각자가 지닌 용기법률지식 및 인권 감수성 등은 다소 부족할 수 있지만공익소송은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의 마음과 노력이 모여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이었습니다어쩌면 변호사가 된 이후에도 저는 여러 면에서 부족한 사람일 수 있지만결코 이러한 이유로 공익변호사의 꿈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익변호사는 뛰어난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우선 공익소송은 주로 국가기관 및 기업체 등을 상대로 하는 경우가 많아 규모 자체가 크고소송 수행 방식 또한 매우 다양했습니다한 사건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도 민사법형법공법 분야의 다양한 법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그 외에도 행정적인 여러 절차를 고려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임성택 변호사님의 강평 중에공익변호사는 법률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사고를 함께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하셨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뿐만 아니라 공익소송에서 패소하게 되면 그 자체로 그 분야의 좋지 않은 선례가 남는 것이기에변호사님들은 사건마다 그 사건이 가져올 영향력을 고려하여 최선을 다해 임하고 계셨습니다따라서, 공익소송을 수행하는 변호사의 책임감이 굉장히 막중하다는 것과 그 책임을 위해서는 뛰어난 법률 지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공익소송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공익소송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당해 사건의 문제해결 만이 아니었습니다. 두루의 변호사님들은 공익소송을 수행하는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우리 사회의 제도 개선을 위한 활동을 함께 하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동성매매와 관련해서는 어플리케이션 규제법안 등을 만들기 위하여 변호사, NGO, 국회의원 등이 협력하고 있었고 장애인의 영화관 접근성 확보를 위해서도 장애인 관련 단체 및 변호사, 언론사 등이 한 목소리를 내어 국민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국내외 기관들과 협력하는 과정에서 변호사님들은 법률의 사각지대를 발견하는 역할, 개선될 제도가 다른 법적 혼란을 가져오지는 않을지 등을 검토하는 역할을 하고 계셨습니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공익소송은 우리 사회의 발전에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익변호사는 사회의 대립과 충돌을 발전적인 방향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익과 인권에 관심을 가지다보니 자연스레 우리 사회 속에서 소외집단이 겪는 각종 충돌을 자주 목격해왔고, 너무나 다양한 이해관계의 갈등 속에서 어떤 분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맞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소수를 위한 나의 활동이 또 다른 소수를 낳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특강에서, 김지형 이사장님이 사회에서 발생하는 각종 충돌은 충돌 그 자체를 넘어, 대립 관계에 놓인 양 측의 입장을 상호 보완하는 과정일 수 있다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각자 서 있는 입장이 다르기에 이해관계의 대립은 필연적이나, 이때 사회의 각종 기관 및 전문가들이 양 측의 목소리를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시스템과 제도를 발전적으로 개선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러한 충돌을 아픔과 상처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보다 발전적이고 개선 가능한 방향으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함을 배웠습니다. 공익변호사는 소수를 위한 목소리를 내되 보다 균형 잡힌 시선으로 우리 사회의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4. 마무리 

애초 생각했던 것 보다 긴 소감문을 남기게 되었지만, 사단법인 두루의 실무수습 과정에서 제가 직접 경험하고 느꼈던 것의 절반도 채 담기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변호사로서 갖추어야 할 법적인 지식과 실무적인 노하우에 대해 배울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공익변호사의 삶에 대한 여러 변호사님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어 머리와 가슴이 모두 든든히 채워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3학년에 진급하는 중요한 시기에 실무수습에 참여하는 것이 불안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지난 2주간의 경험을 통해 앞으로 1년간 최선을 다해 공부할 동력을 얻은 것 같아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1년간 열심히 공부해서 실무수습 과정을 통해 변호사님들로부터 배운 것들을 잊지 않고 실천하는 변호사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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