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학교 밖 청소년 교육권 보장, 값진 승소 소식

202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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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밖청소년 학력평가 응시배제 공익소송 제출서면을 함께 들고 서있는 원고 윤수영 님(왼쪽)과 대리인단(오른쪽)>

학교 밖 청소년들이 교육청을 대상으로 제기한 전국연합학력평가 응시신청 거부처분 등 취소청구의 소에서 값진 승소를 거두었습니다.


청소년들의 학업성취도를 측정하는 전국연합학력평가(이하 ‘학력평가’)는 2002년에 도입된 이래 ‘재학생’을 대상으로만 시행되었고, 학교 밖 청소년들은 전면적으로 배제되어 왔습니다. 고3 때부터 1년에 단 두 번 응시기회가 주어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이하 ‘모평’)과 달리 학력평가는 고1 때부터 고3 때까지 매해 4번 치러져 고등학생에게 총 12번의 평가 기회를 추가로 부여합니다. 학교 밖 청소년뿐만 아니라 재수생에게도 응시기회가 주어지는 모평과 달리, 학력평가는 오로지 재학생들에게만 응시기회가 주어졌습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12번의 평가기회를 잃어왔던 것입니다.


두루는 연대단체와 함께 학교 밖 청소년들을 대리하여, 학교 밖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학업수준을 점검하고 수능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학력평가 응시기회를 전면적으로 박탈당한다는 것은 교육권 침해라는 것을 주장하였습니다. 이미 학교 밖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재수생들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모평의 운영실무를 고려하였을 때,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학력평가 응시기회를 주는 것이 예산상으로나 실무상으로나 크게 무리한 주장도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의 교육권은 추상적인 가치가 아니라 헌법, 교육기본법,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밖청소년법’)에서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고 교육청을 비롯한 정부가 보장할 의무를 지닌 중요한 기본권입니다. 교육청은 소송에서 재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은 재학생과 성질상 다른 집단이고, 학력평가는 수능 대비보다는 학업성취도 평가에 주목적이 있으며, 설비 및 예산 등의 제약으로 재학생 대상으로만 학력평가를 시행하는 것이 위법하지 않다고 반박하였습니다. 교육청은 현행 학력평가 시행 직후 문제지와 답안지를 공개하기 때문에 학교 밖 청소년들은 ‘집모(집에서 보는 모의고사)’를 통해서 충분히 자가평가가 가능하다고도 주장하였습니다.


소송제기 후 8개월만에 선고된 법원의 판결은 신속하고도 단호하였습니다. 법원은 학교 밖 청소년들도 수능 적응력을 제고하고 진로 계획 수립을 위하여 학업 성취도 자료를 제공받을 필요성이 동일하게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학교 밖 청소년들의 학업성취도를 평가하는 것이 재학생들의 학업수준을 정확하게 가늠하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고도 판시하였습니다. 법원은 실제 시험과 같은 환경에서 모의고사를 치르는 경험은 ‘집모’로 대체될 수 없고 12번의 실전과 유사한 경험은 박탈당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현저히 불리한 위치’에 있다고도 판단하였습니다.


법원은 “청소년기에 대다수의 또래집단이 선택한 길이 아닌 다른 길을 선택하기까지는 적잖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어떠한 사정에서든 국가와 사회는 학교 밖 청소년이 된 자들이 학교 밖에 있다는 이유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받지 않고 우리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할 의무가 있다. 피고 교육감들이 들고 있는 행정적, 재정적 어려움이 다시 제도권 교육으로 돌아오고자 하는 청소년들에게 그 준비단계에서부터 기회를 박탈하는 것을 정당화할 정도로 크다고 보이지 않는다.”라고 명시하면서 울림있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아직 교육청의 항소가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확정된 승리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20년 넘게 방치된 학교 밖 청소년의 교육권 침해가 처음으로 법원에 의해 확인된 것이라 판결 선고만으로도 뜻 깊습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너무 오랫동안 교육권을 침해당해 왔습니다. 각자 다양한 사정으로 학교를 떠난 것임에도, 학업도 함께 떠난 것이라는 낙인을 견뎌야했습니다. 이제라도 학교 안 청소년뿐 아니라 학교 밖 청소년들의 교육권까지 두루 보장할 의무를 지닌 교육청은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이고 하루빨리 행정체계를 정비하여 학교 밖 청소년들도 학력평가에 응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속히 마련하기를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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