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보 도 문 ■
2026년 5월 18일, 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장애인 청구인 김○○은 대법원 2026. 4. 16. 선고 2026다200372 판결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이번 헌법소원은 시외버스 및 광역버스에 휠체어 탑승설비가 전혀 설치되어 있지 않아 버스 이용을 배제당해 온 장애인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차별구제 소송을 제기하였음에도 실질적인 구제를 거부한 사법부의 판단의 헌법적 정당성을 다투는 사건이다. 이 사건 헌법소원에는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법무법인(유한) 지평, 공익법단체 두루가 청구인의 대리인으로 참여한다.
청구인은 2014년 3월 4일 첫 소제기 이후 12년에 걸쳐 시외버스 및 광역버스 운송사업자들을 상대로 휠체어 탑승설비 제공을 구해 왔다. 대법원은 2022년 환송판결을 통해 운송사업자들이 휠체어 탑승설비를 제공하지 않은 행위가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사건을 환송받은 서울고등법원은 청구인이 탑승할 “구체적·현실적 개연성”이 있는 노선이 청구인의 직장과 가족 주거지를 잇는 극히 제한된 노선에 한정된다며 적극적 조치의 범위를 7개 노선으로 축소하였다. 이는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출퇴근이나 가족을 만나는 목적 외에는 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낮다는 편견에 기초한 것이다. 청구인은 이 판결 자체가 장애인을 비장애인과 차별할 뿐만 아니라 장애인의 헌법상 기본권인 이동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대법원에 재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어떠한 이유도 명시하지 않은 채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하였다.
그 결과 청구인은 12년 동안 소송을 이어 왔음에도, 여전히 시외버스와 광역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친구를 만나기 위해, ▲여행을 가기 위해, ▲출장을 가기 위해, ▲병원이나 문화시설을 방문하기 위해 필요한 이동은 여전히 권리구제 밖에 남겨졌다. 비장애인 누구도 시외버스와 광역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앞으로 이용할 “구체적·현실적 개연성이 있는 노선”을 입증하라고 요구받지 않는다. 그러나 사법부는 유독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에게만 이용 가능성이 있는 노선을 증명할 것을 요구하였다.
청구인은 이번 헌법소원을 통해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해야 할 국가와 사법부의 책임을 묻고자 한다. 장애인의 이동권은 단순한 편의나 시혜가 아니라 헌법 제10조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헌법 제11조 평등권, 그리고 제34조 제1항 및 제5항으로부터 도출되는 기본권에 해당한다. 더욱이 입법자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하 “교통약자법”),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이하 “장애인권리협약”)을 비준하여 이동권을 보장할 국가의 의무를 구체화하였다. 이동권은 “모든 교통수단, 여객시설 및 도로를 차별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하여 이동할 수 있는 권리”로 특정한 가족 방문이나 출퇴근 노선에 한정되는 권리가 아니다(교통약자법 제3조). 비장애인이 버스를 타고 어디든 갈 수 있듯이, 장애인도 미리 예측할 수 없는 일상과 사회생활 속에서 언제든지 대중교통인 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와, UN 장애인권리위원회 또한 2014년부터 각각 두 차례에 걸쳐 대한민국에 시외버스 등 교통수단에서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탑승을 보장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총 네 차례에 이르는 국내외 인권기구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시외버스와 광역버스에서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탑승은 여전히 보장되지 않고 있다. 이는 국가가 장애인의 이동권을 장기간 방치해 왔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변화가 지체된 데에는 위헌적 시행규칙을 장기간 방치한 국가의 책임이 크다. 교통약자법은 교통약자가 모든 교통수단을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같은 법 시행령 역시 새로 도입되는 버스에 휠체어 탑승설비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하위 규범인 시행규칙은 상위 규범에 반하여 시외버스 및 광역버스의 휠체어 탑승설비 설치 의무를 사실상 전면 면제하였다. 이로 인해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이동권은 시행규칙에 의해 유명무실화되었고,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여전히 버스 탑승에서 배제되고 있다.
이번 헌법소원은 이처럼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해야 할 국가의 책임이 장기간 방치되어온 상황에서 제기되었다. 법률과 국제인권규범, 반복된 인권기구의 권고에도 국가는 시외버스와 광역버스의 접근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하지 못했고, 사법부마저 차별행위는 인정하면서도 그 구제 범위를 일부 노선으로 제한하였다. 친구를 만나고, 병원에 가고, 여행을 떠나고, 직장이나 거주지를 옮기는 일은 누구에게나 일상적인 삶의 일부다. 그럼에도 법원은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자유로운 이동 가능성을 부정할 뿐 아니라, 거주지나 직장이 바뀔 때마다 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다시금 소송을 제기해야만 하도록 만들었다. 이는 장애인의 거주·이전의 자유와 직업선택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차별구제소송의 실효성을 사실상 부정하는 것이다.
특히 이 사건에서 피고 운송사업자들은 12년 이상 휠체어 탑승설비를 제공하지 않은 채 차별상태를 지속하여 경제적 이익을 누린 반면, 청구인은 장기간 이동의 자유를 박탈당했다. 그럼에도 법원은 장기간 지속된 차별과 그로 인한 부당한 이익을 형량에 고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건이 장기화되며 일부 원고가 사망하거나 거주지를 이전하고, 노선이 폐지되는 등의 사정을 근거로 적극적 조치의 범위를 축소하였다. 이는 차별을 장기간 방치한 자에게 오히려 그로 인해 유리한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이번 헌법소원은 개별 장애인의 버스 이용 문제를 넘어,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예정한 실질적 권리구제가 사법절차 안에서 어떻게 축소되고 유명무실화되고 있는지를 묻는 사건이기도 하다. 법원이 차별을 인정하면서도 실효적 구제를 외면한다면,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예정한 권리구제 체계는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 청구인은 재상고 과정에서 원심판결이 장애인의 이동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명시적으로 주장하였다. 그럼에도 대법원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을 위반하여 이러한 헌법적 쟁점에 관하여 아무런 이유도 밝히지 않고 심리불속행으로 상고를 기각하였다(제4조 제1항 제1호, 제4호). 이처럼 대상판결은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에 해당한다(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3항 제2호). 나아가 대상판결은 차별행위가 인정된 사안에서 구제 범위를 극히 일부 노선으로 제한함으로써,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여 장애인의 이동권·평등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에도 해당한다(제3호).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을 통해 장애인의 이동권이 일부 노선, 일부 상황, 일부 관계에서만 인정되는 제한적 권리가 아니라, 인간다운 삶과 동등한 사회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기본권임을 확인해야 한다. 또한 차별구제소송에서 법원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에게 차별적인 기준을 적용하며 구제 범위를 제한하는 것이 허용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하여야 한다. 나아가 헌법을 위시한 상위법령이 보장하는 이동권을 하위규범인 시행규칙을 통해 사실상 무력화해온 법령체계상의 문제에 대하여도 엄중한 헌법적 판단이 이루어져야 한다. (끝)
■ 보 도 문 ■
2026년 5월 18일, 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장애인 청구인 김○○은 대법원 2026. 4. 16. 선고 2026다200372 판결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이번 헌법소원은 시외버스 및 광역버스에 휠체어 탑승설비가 전혀 설치되어 있지 않아 버스 이용을 배제당해 온 장애인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차별구제 소송을 제기하였음에도 실질적인 구제를 거부한 사법부의 판단의 헌법적 정당성을 다투는 사건이다. 이 사건 헌법소원에는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법무법인(유한) 지평, 공익법단체 두루가 청구인의 대리인으로 참여한다.
청구인은 2014년 3월 4일 첫 소제기 이후 12년에 걸쳐 시외버스 및 광역버스 운송사업자들을 상대로 휠체어 탑승설비 제공을 구해 왔다. 대법원은 2022년 환송판결을 통해 운송사업자들이 휠체어 탑승설비를 제공하지 않은 행위가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사건을 환송받은 서울고등법원은 청구인이 탑승할 “구체적·현실적 개연성”이 있는 노선이 청구인의 직장과 가족 주거지를 잇는 극히 제한된 노선에 한정된다며 적극적 조치의 범위를 7개 노선으로 축소하였다. 이는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출퇴근이나 가족을 만나는 목적 외에는 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낮다는 편견에 기초한 것이다. 청구인은 이 판결 자체가 장애인을 비장애인과 차별할 뿐만 아니라 장애인의 헌법상 기본권인 이동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대법원에 재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어떠한 이유도 명시하지 않은 채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하였다.
그 결과 청구인은 12년 동안 소송을 이어 왔음에도, 여전히 시외버스와 광역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친구를 만나기 위해, ▲여행을 가기 위해, ▲출장을 가기 위해, ▲병원이나 문화시설을 방문하기 위해 필요한 이동은 여전히 권리구제 밖에 남겨졌다. 비장애인 누구도 시외버스와 광역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앞으로 이용할 “구체적·현실적 개연성이 있는 노선”을 입증하라고 요구받지 않는다. 그러나 사법부는 유독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에게만 이용 가능성이 있는 노선을 증명할 것을 요구하였다.
청구인은 이번 헌법소원을 통해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해야 할 국가와 사법부의 책임을 묻고자 한다. 장애인의 이동권은 단순한 편의나 시혜가 아니라 헌법 제10조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헌법 제11조 평등권, 그리고 제34조 제1항 및 제5항으로부터 도출되는 기본권에 해당한다. 더욱이 입법자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하 “교통약자법”),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이하 “장애인권리협약”)을 비준하여 이동권을 보장할 국가의 의무를 구체화하였다. 이동권은 “모든 교통수단, 여객시설 및 도로를 차별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하여 이동할 수 있는 권리”로 특정한 가족 방문이나 출퇴근 노선에 한정되는 권리가 아니다(교통약자법 제3조). 비장애인이 버스를 타고 어디든 갈 수 있듯이, 장애인도 미리 예측할 수 없는 일상과 사회생활 속에서 언제든지 대중교통인 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와, UN 장애인권리위원회 또한 2014년부터 각각 두 차례에 걸쳐 대한민국에 시외버스 등 교통수단에서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탑승을 보장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총 네 차례에 이르는 국내외 인권기구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시외버스와 광역버스에서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탑승은 여전히 보장되지 않고 있다. 이는 국가가 장애인의 이동권을 장기간 방치해 왔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변화가 지체된 데에는 위헌적 시행규칙을 장기간 방치한 국가의 책임이 크다. 교통약자법은 교통약자가 모든 교통수단을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같은 법 시행령 역시 새로 도입되는 버스에 휠체어 탑승설비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하위 규범인 시행규칙은 상위 규범에 반하여 시외버스 및 광역버스의 휠체어 탑승설비 설치 의무를 사실상 전면 면제하였다. 이로 인해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이동권은 시행규칙에 의해 유명무실화되었고,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여전히 버스 탑승에서 배제되고 있다.
이번 헌법소원은 이처럼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해야 할 국가의 책임이 장기간 방치되어온 상황에서 제기되었다. 법률과 국제인권규범, 반복된 인권기구의 권고에도 국가는 시외버스와 광역버스의 접근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하지 못했고, 사법부마저 차별행위는 인정하면서도 그 구제 범위를 일부 노선으로 제한하였다. 친구를 만나고, 병원에 가고, 여행을 떠나고, 직장이나 거주지를 옮기는 일은 누구에게나 일상적인 삶의 일부다. 그럼에도 법원은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자유로운 이동 가능성을 부정할 뿐 아니라, 거주지나 직장이 바뀔 때마다 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다시금 소송을 제기해야만 하도록 만들었다. 이는 장애인의 거주·이전의 자유와 직업선택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차별구제소송의 실효성을 사실상 부정하는 것이다.
특히 이 사건에서 피고 운송사업자들은 12년 이상 휠체어 탑승설비를 제공하지 않은 채 차별상태를 지속하여 경제적 이익을 누린 반면, 청구인은 장기간 이동의 자유를 박탈당했다. 그럼에도 법원은 장기간 지속된 차별과 그로 인한 부당한 이익을 형량에 고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건이 장기화되며 일부 원고가 사망하거나 거주지를 이전하고, 노선이 폐지되는 등의 사정을 근거로 적극적 조치의 범위를 축소하였다. 이는 차별을 장기간 방치한 자에게 오히려 그로 인해 유리한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이번 헌법소원은 개별 장애인의 버스 이용 문제를 넘어,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예정한 실질적 권리구제가 사법절차 안에서 어떻게 축소되고 유명무실화되고 있는지를 묻는 사건이기도 하다. 법원이 차별을 인정하면서도 실효적 구제를 외면한다면,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예정한 권리구제 체계는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 청구인은 재상고 과정에서 원심판결이 장애인의 이동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명시적으로 주장하였다. 그럼에도 대법원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을 위반하여 이러한 헌법적 쟁점에 관하여 아무런 이유도 밝히지 않고 심리불속행으로 상고를 기각하였다(제4조 제1항 제1호, 제4호). 이처럼 대상판결은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에 해당한다(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3항 제2호). 나아가 대상판결은 차별행위가 인정된 사안에서 구제 범위를 극히 일부 노선으로 제한함으로써,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여 장애인의 이동권·평등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에도 해당한다(제3호).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을 통해 장애인의 이동권이 일부 노선, 일부 상황, 일부 관계에서만 인정되는 제한적 권리가 아니라, 인간다운 삶과 동등한 사회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기본권임을 확인해야 한다. 또한 차별구제소송에서 법원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에게 차별적인 기준을 적용하며 구제 범위를 제한하는 것이 허용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하여야 한다. 나아가 헌법을 위시한 상위법령이 보장하는 이동권을 하위규범인 시행규칙을 통해 사실상 무력화해온 법령체계상의 문제에 대하여도 엄중한 헌법적 판단이 이루어져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