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서울시 청소년 연예인(준비생) 지원 조례 제정을 환영한다.
지난 달 29일, 서울시의회에서 <서울특별시 청소년 문화예술인의 권익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가 통과하였다. 많은 청소년들이 ‘아이돌’이 되고자 여러 해에 걸쳐서 ‘연습생’ 시기를 견디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학습권을 비롯한 인권 침해는 당연한 일이 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엔터산업이 주로 밀집된 서울시에서 제정된 조례는 향후 제도적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데에 기여할 것이라고 보인다.
이번 조례는 어린 연령과 불안정한 지위로 더욱 취약한 위치에 있는 ‘연습생’과 중도포기자를 포함하여 청소년 문화예술인의 권익을 고려한 조례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세부적으로는 청소년 문화예술인의 권익 보호에 대한 시장의 책무와 함께, ‘연습생’과 중도포기자를 포함한 청소년 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하는 심리 및 진로상담 지원 등을 진행하도록 되어있다. 특히 중도포기자에 대한 지원은 학습권이 박탈당한 채로 수년간 ‘연습생’ 생활을 하다가 포기하는 경우, 다른 진로로의 전환이 극히 어렵고 심리적으로도 대단히 큰 좌절감에 휩싸여있을 수밖에 없음을 감안하면 중요한 문제이다. 다만 이러한 사업이 기존의 청소년 상담 체계에 관련 상담 비용과 운영비를 추가 할당하는 수준이어서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조례 제정의 목적에 부합하는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향후 사업의 방식이 보완되기를 바란다.
K-POP의 인기만큼이나 그 그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기획사에 소속된 연습생은 2천 명에 육박하지만, 데뷔하는 경우는 1%에 못 미치고, 데뷔를 하더라도 가수로서 자리 잡는 경우는 더욱 드물다. 수많은 청소년들이 이러한 가혹한 탈락을 경험한다. 한국 사회는 이러한 구조 속에 본인들이 원해서 뛰어들었다는 이유만으로 방치해왔다. 이제는 안전망이 없는 비정상적인 무한경쟁에 희생되는 수많은 청소년들의 삶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현재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의 용역시간 제한을 세분화하고, 촬영 현장에서 이들의 권익을 보호할 청소년인권보호관을 두도록 하는 내용의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안도 국회 법사위에 8개월이 넘게 계류되어 있다. 서울시의 조례 제정과 마찬가지로 국회의 법률 개정도 하루 빨리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2024년 1월 18일
아동‧청소년 미디어 인권 네트워크
(舊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 노동인권 개선을 위한 네트워크 POP-UP)
* 참여단체 :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사단법인 두루, 문화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아동인권위원회, 세이브더칠드런,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치하는엄마들,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