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미신고시설 아동학대 불기소처분 규탄 기자회견
“검찰은 서초 생명의샘 아동학대 사건 즉각 재수사하라!”
■ 일시 : 2022년 6월 23일(목) 오전 11시
■ 장소 : 서울고등검찰청 입구 앞 (서초구 법원로 15 인근)
■ 공동주최 :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아동청소년인권위원회, 사단법인 두루, 움직이는청소년센터 EXIT,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정치하는엄마들,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이상 6개 단체)
■ 순서
- 강정은 변호사 (사단법인 두루) : 항고 취지 및 이유
- 이정하 활동가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 불법 미신고시설의 문제점과 대안
- 정찬송 활동가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 ‘집’에서 살 권리! 아동 탈시설 촉구 발언
- 박민아 활동가 (정치하는엄마들) : 아동학대 부실수사 규탄
- 기자회견문 낭독
■ 퍼포먼스 : 기자회견 직후 항고이유서 직접 제출
□ 23일 오전, 사단법인 두루,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정치하는엄마들, 움직이는청소년센터 EXIT,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아동청소년인권위원회 등 6개 아동인권단체는 서울고등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미신고시설 서초구 생명의샘에서 벌어진 영유아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규탄하고 항고이유서를 제출했다.
위 단체들은 2021년 5월 서초구 소재 생명의샘 교회 부설 불법 미신고 아동복지시설(이하 서초 생명의샘)에서 종사자들이 영유아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한다는 제보를 받고 증언과 사진·녹취 파일 등 증거 자료를 검토한 결과 목사 서 아무개 등 종사자 3명을 아동학대처벌특례법 위반(아동학대) 및 아동복지법 위반(미신고시설 운영)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지난 2월 서울경찰청은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5월 17일 검찰은(담당검사 최미화) 아동학대에 대해 혐의없음(증거불충분), 불법 미신고시설 운영에 대해서는 기소유예 결정을 내렸다.
□ 변호인단은 항고이유서와 함께 이 사건을 제보한 서초 생명의샘 자원봉사자들(이하 제보자들)이 제공한 녹취 파일 및 녹취록을 서울고등검찰청에 제출했다. 녹취 파일은 제보자들이 2021년 3월 8일부터 4월 21일까지 서초 생명의샘에서 녹음한 것으로 분량은 총 197시간43분에 달한다. 녹취 파일에는 피의자들은 우는 아동들에게 고성과 폭언을 일삼고, 때리거나 텐트나 창고에 영유아들을 감금하는 정황이 반복적으로 기록돼있다. 피의자들은 제보자들에게도 ‘(피해아동들이) 울어도 절대 안아주지 말고 무시하고 방에 넣어 놓아라’고 공공연히 지시했으며, 우는 아동들에게 ‘(텐트나 창고에) 들어갈래?’라고 큰 소리로 협박하고 ‘(텐트에서) 나오기만 해. 맴매할 줄 알아!’라며 아동을 감금하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했다. 또한 ‘너 진짜 얼마나 맞을래? 어?’라고 소리친 후 우는 아동을 장시간 방치하거나, 잠들지 못하고 우는 아동에게 ‘엄마한테 매 맞고 자고 싶어? 맨날?’, ‘이 놈의 새끼. 왜 일어나? 씨발... 이 씨발놈의 새끼’, ‘(수차례 때리면서) 혓바닥 닫아! 입 다물어! 졸리면 자면 되지 왜 울고 지랄이야!’ 등 폭행과 욕설을 일삼았다. 피의자들은 식시시간에 ‘(먹을 것을) 주지 마! 똥이나 싸지’, ‘저거 미친 거 저거... 먹는 것까지도 밉상이야!’라고 폭언을 하거나, ‘걔는 묶어야 되요. 저 놈의 못된 손... 묶으세요. 묶자! 묶자!’라고 말하며 피해아동들에게 유형력을 행사했다.
피해아동들은 만 2세 미만의 영유아로서 울음소리와 몸짓, 손짓 등으로 자신의 의사(필요와 욕구, 감정 등)를 표현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운다는 이유로 영유아를 때리고 협박·감금·방치하는 행위는 심각한 아동학대다. 고발 당시 신의진 연세대 의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이 사건 관련 언론 인터뷰에서 “(뇌가) 가장 빨리 자라고 중요하게 자랄 때가 두 돌 이하입니다. 이때 아이들을 방임했다 그러면은. 아주 중요한 뇌의 기능이 영원히 형성되지 않을 수가 있어요.”라고 말했다.
□ 서초 생명의샘에서 자원봉사를 해 온 제보자들은 고발인 측 참고인으로 경찰에 출석하여 녹취 파일에 담긴 내용과 당시 정황을 증언했으나, 경찰은 피의자들과 다른 참고인들이 “피의자들은 학대 하지 않았고 다른 곳보다 더 잘해줬다. 일손이 부족할 때 ‘셀프수유’를 했다. 아동을 진정시키려고 방에 혼자 뒀다.”라고 진술한 내용만 받아들여 증거불충분 혐의없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제보자들은 피의자들의 아동학대 행위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자원봉사를 마치고 귀가하기 전에 생명의샘에 녹음기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녹취 파일을 확보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에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청취하는 것은 위법행위이며 위법한 방법으로 수집된 증거는 증거능력을 갖지 못하지만, 고발인 측 변호인단은 해당 녹취 파일의 증거능력을 일부 인정해야 한다며 항고이유서에서 관련 판례들을 제시했다.
2017년경 아이돌보미에 의한 아동학대를 의심한 피해아동의 어머니가 녹음기를 설치해서 몰래 녹음한 결과 학대 사실이 드러났으나, 비밀녹음의 증거능력이 문제 시 되었다. 이에 관해 제1심 법원은 비밀녹음 된 아이돌보미의 욕설에 대해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항소심 법원은 “‘피해아동이 소리를 지르거나 울음을 터뜨리는 등의 음성 부분’은 언어 능력이 발달하지 않은 10개월에 불과한 피해아동이 자신의 감정 상태를 울음 등의 음성으로 표출하는 것인 바, 사람의 의사소통의 기본적 수단인 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통신비밀보호법 상 타인간의 대화에 해당하지 않아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보았다.(대구지방법원 2019. 1. 24. 선고 2018노1809 판결)
또한 해당 판결문은 “나아가 이 사건 녹음이 범죄에 대한 실체적 진실발견이라는 공익적 요구에 비해 피고인 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내지 인격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인지 살펴본다. 본건과 같은 아동학대 범죄는 피해아동의 정서 발달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중대한 범죄임에도, 이러한 범죄는 주로 피해아동과 단 둘이 있는 은밀한 공간에서 이루어질 뿐 만 아니라, 특히 언어능력이 없는 피해아동은 자신의 피해 사실을 부모에게조차 말할 수 없어, 범죄 의심을 품는 부모 입장에서는 이 사건 녹음과 같이 몰래 녹음하는 것 외에는 증거를 수집하거나 범죄를 적발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을 찾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해아동의 모친 역시 불가피하게 비밀 녹음을 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비밀녹음을 통해 드러난 아동학대 범죄에 대한 실체적 진실발견이라는 공익적 요구를 비밀녹음을 통해 얻었다는 사정만으로 쉽게 배척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 일명 ‘셀프수유’에 대해서는 고발 당시 증거사진을 다수 제출됐고, 피의자들도 헹위 사실을 인정했다. 항고이유서와 함께 제출 된 녹취 파일에도 피의자들이 자원봉사자들에게 셀프수유를 지시하는 내용이 반복적으로 녹음돼있다. 그러나 검찰은 셀프수유에 대해서 신체적 학대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전혀 판단하지 않았다. 영아는 위와 식도 사이의 괄약근이 약해 분유가 식도를 타고 역류하는 경우가 많아, 셀프수유 시 폐에 분유가 차는 흡인성 폐렴이나 질식이 발생할 수 있고 이에 대한 대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심한 경우 아기가 사망하거나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장애가 남을 수 있다. 또한 중이에 분유가 들어가서 생기는 중이염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2020년 초 개정된 모자보건법 시행령은 셀프수유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 시 20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지난 4월 인천지검 부천지청은 갓난아기들의 입에 분유병을 꽂아 두고 알아서 마시게 한 행위를 신체적 학대로 보고 관련자들을 기소했다. 피의자들의 자백에도 불구하고 경찰과 검찰이 셀프수유를 아동학대로 보지 않고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은 부실 수사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 피의자들은 피해아동들을 홀로 방에 둔 사실도 자인했으나, 검찰은 이 또한 아동학대로 기소하지 않아 무혐의 처분이 부당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법원은 1세인 피해아동을 화장실에서 문을 닫고 불을 끈 채 약 7초 동안 서 있게 한 행위(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18. 7. 18. 선고 2017고단2584 판결), 피해아동을 어린이집에 있는 창고에 데려가 가둔 행위(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 2018. 8. 9. 선고 2016고정60 판결) 등을 정서적 학대로 인정한 바 있다.
방에 가두거나 혼자 남겨두지 않더라도, 다른 아동과 분리한 행위만으로 아동학대로 판단한 경우도 많다. 만 6세 아동을 타임아웃이라는 방법으로 수업에서 8분간 배제한 행위(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19. 8. 14. 선고 2018고 정514 판결), 만 4세 아동을 칸막이로 다른 아동들로부터 격리시킨 행위와 만 5세 아동을 10분간 방치한 행위(부산지방법원 2018. 4. 26. 선고 2017고단 5959 판결)가 정서적 학대로 인정됐다. 보육교사가 같은 장소에 있었음에도 ‘아동을 약 40분 동안 혼자 앉아 있게 한 행위’를 정서적 학대로 인정한 판결도 있다.(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16. 4. 1. 선고 2015고단 1130 판결)
제보자들에 따르면 서초 생명의샘은 만 2세 미만 영유아인 피해아동들이 운다는 이유로 방이나 텐트, 창고 등 공간에 분리하고 홀로 방치했다. 서울고검에 제출 된 녹취 파일에는 제보자들의 주장대로 피의자들이 자원봉사자들에게 ‘울어도 안아주지 말고 방에 두라’고 지시하는 내용, 우는 아동들에게 ‘들어갈래?’라며 감금하겠다고 협박하는 내용, ‘(감금장소에서) 나오면 때리겠다’고 협박하는 등 피의자들의 관련 발언이 다수 녹음돼있다.
□ 고발인 측 변호인단은 항고이유에서 미신고시설을 설치·운영한 서 아무개 목사의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것은 검찰이 면죄부를 준 것이라며, 현행 아동복지법 제50조제2항 및 제71조제3항제3호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2019년 발간된 <자유를 박탈당한 아동에 대한 유엔의 국제연구 보고서> Report of the Independent Expert leading the United Nations global study on children deprived of liberty, (2019. 7.), para. D. 61.
에 따르면 “많은 국가에서 아동이 특히 국가가 정하지 않은 사설(민간) 기관에 들어간 이후에는 쉽게 국가의 관심 밖으로 사라지게 된다.”라고 지적하며, 미신고시설이 아동의 인권 침해로 이어 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했다. 미신고시설은 정부의 개입과 관리감독과 개입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에 있기 때문에 아동에 대한 인권 침해뿐 아니라 종사자의 전문성, 아동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환경이 결여되기 쉽고 이에 따른 피해는 아동이 고스란히 떠안는다. 불법 미신고시설인 서초 생명의샘 아동학대 사건도 자원봉사자들의 제보가 없었다면 결코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기소유예 처분에 대해 ‘검찰이 미신고시설을 묵인하고 방조하는 거 아니냐’라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서울고등검찰청이 고발인의 항고를 인용하여 재기수사명령 또는 공소제기명령을 내릴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끝.
<기자회견문>
불법 미신고시설 아동학대 면죄부 준 경찰·검찰도 공범이다!
서초 생명의샘 사건 전면 재수사하라!
2021년 5월 서울 서초구 소재 생명의샘 교회 부설 불법 미신고 아동복지시설 종사자들이 영유아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한다는 제보를 받고, 증언과 사진·녹취 파일 등 증거 자료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종사자 3명을 아동학대처벌특례법 위반(아동학대) 및 아동복지법 위반(미신고시설 운영) 등 혐의로 고발했다. 서울경찰청은 아동학대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9개월 이상 수사를 지연시켰으며, 지난 2월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리고 5월 17일 검찰은(담당검사 최미화)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혐의없음 처분을, 불법 미신고시설 설치·운영에 대해서는 기소유예 결정을 내렸다.
오늘 우리는 항고이유서와 함께 제보자들이 제공한 녹취 파일과 녹취록을 서울고등검찰청에 제출한다. 녹취 파일은 제보자들이 2021년 3월 8일부터 4월 21일까지 서초 생명의샘에서 녹음한 것으로 분량은 총 197시간43분에 달한다. 녹취 파일에는 피의자들은 우는 아동들에게 고성과 폭언·폭행을 일삼고, 영유아들을 분리·감금하는 정황이 반복적으로 기록돼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에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청취하는 것은 위법행위로 위법한 방법으로 수집된 증거는 증거능력을 갖지 못하지만, 관련 판례는 “언어 능력이 발달하지 않은 피해아동이 자신의 감정 상태를 울음 등의 음성으로 표출하는 것은 ’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통신비밀보호법 상 타인간의 대화에 해당하지 않아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보고 있다.(대구지방법원 2019. 1. 24. 선고 2018노1809 판결)
피의자 서 아무개 목사는 2019년 5월경부터 관할 지자체에 신고 없이 불법으로 아동복지시설을 운영해왔다. 서초 생명의샘은 자체 홈페이지와 서울 관악구 소재 베이비박스를 통해 아동을 모집하고 만 2세 미만 영유아 10여명을 입소시켰다. 피의자들은 상습적으로 피해아동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했고, 우는 아동을 장시간 홀로 방치했고, 셀프수유 등 학대 행위를 일삼았다. 국가의 관리감독에서 벗어난 미신고시설에서 영유아인 피해아동들은 학대와 방임에 시달렸고, 자원봉사자들의 용기 있는 제보로 학대 상황에서 벗어났다.
사건 접수 후 서초 생명의샘에서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2년 가까이 자원봉사를 해온 6명의 참고인과 피해아동의 보호자들이 경찰에 출석하여 학대정황에 대해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외관상 상처, 골절 피해 등이 발견되지 않았고, 아동학대 혐의를 입증할 만한 진술이 충분하지 않다”라며 불기소의견을 냈다. 피의자들이 우는 아동을 분리·감금한 점과 셀프수유한 점을 자백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 또한 아동학대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다수의 판례에서 아동의 분리·감금 행위를 정서학대로 인정하고 있고, 셀프수유는 모자보건법 시행령에서 법으로 금지한 행위(과태료 200만원)임에도 불구하고 아동학대가 아니라는 검찰 판단으로 검찰도 공범이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미신고시설은 정부의 개입과 관리감독과 개입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에 있기 때문에 아동에 대한 인권 침해뿐 아니라 종사자의 전문성, 아동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환경이 결여되기 쉽고 이에 따른 피해는 아동이 고스란히 떠안는다. 서초 생명의샘 아동학대 사건도 자원봉사자들의 제보가 없었다면 결코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미신고시설을 운영한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기소유예 처분을 내림으로써 국가의 아동보호책무를 스스로 외면함과 동시에 명백한 불법시설 운영을 방치하고, 사실상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만들었다.
검찰과 경찰은 피해아동들에게 당장 무릎 끓고 사죄하라! 피해아동들의 절규와 멈추지 않는 울음소리를 들어라! 말 못하는 영유아들을 향한 가해자들의 욕설과 폭언·폭행·협박을 똑똑히 들어라! 서초 생명의샘 아동학대 사건 전면 재수사 하고, 가해자를 엄중 처벌하라!
2022년 6월 23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아동청소년인권위원회, 사단법인 두루, 움직이는청소년센터 EXIT,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정치하는엄마들,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