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는 한국으로 피난한 민주화운동가들의 난민신청절차를 돕고 있습니다.
이집트에서 민주화운동 이력으로 인해 박해를 받고, 한국으로 피난한 분이 드디어 난민인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기쁘게 전합니다!
A씨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대학생으로서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습니다.
이집트 군부 쿠데타 직후 있었던 대규모 쿠데타 반대 시위 (라바 광장 농성)에 참여했고, 이 시위는 군경의 학살에 가까운 진압으로 종료됩니다. 휴먼라이츠워치 추산 사망자만 1100명 이상이었던 참혹한 현장에서 A씨는 다친 사람들을 임시 병원에 이송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A씨는 이후에도 쿠데타 반대 운동을 포기하지 않고, 고향에서 학생운동 조직 리더로 활동했습니다. 부모님과 형제들을 포함한 온 가족이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끝에, 대가족이던 A씨의 가족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현재 A씨의 가족 중 많은 사람들이 체포되어 있습니다. 미성년자였던 동생은 반정부 문구가 적힌 전단지 등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혐의만으로 ‘반정부 테러 시도’등의 혐의를 받고 체포되어 결국 무기징역형을 받았습니다. A씨 본인도 반정부 활동 혐의로 궐석재판을 받아 무기징역형을 받았습니다.
A씨가 한국에 도착한 것은 2018년이었습니다. 공항 출입국은 A씨의 난민신청 사유가 터무니없고, 가져온 판결문도 모두 가짜라며 '불회부'처분을 했습니다. 이러한 판단에는 아무런 근거도 없었습니다. A씨는 공항에서 노숙을 하며 버텼고, 제 때 변호사와 만나 입국하여 난민심사를 받을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이후의 과정도 순조롭지 않았습니다. 2018년 난민신청 후 2021년 4월이 되어서야 첫 면접을 받았습니다. 본격적으로 난민심사절차가 시작되는 데에만 거의 3년이 걸렸던 것입니다.
6월에 결과통보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연기되었고, 이후에는 코로나로 인해 난민심사절차가 모두 중단되어 결과통보만 남은 경우에도 절차를 진행할 수 없다는 말만 들어야 했습니다.
결과라도 들을 수 있게 된 것은, 결국 언론대응을 시작하여 기사가 나간 이후였습니다.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서 A씨가 난민심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두루는 2020. 7. 24. 부터 이 사건에 착수했습니다. 1년 2개월간 이 사건에 매달렸던 변호사들로서도 2021. 9. 9. A씨가 난민인정 받으면서 긴 노력이 결실을 얻었습니다. 9시간이 넘게 걸린 난민 면접에 동석하고, 100개가 넘는 증거자료를 정리해서 제출했습니다. 변호사들의 지난한 노력도 있었지만, 성실하고 훌륭한 A씨 덕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2019년 이후 난민인정률은 사상 최악인 0.4%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두루는 앞으로도 이러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외면받는 난민들의 곁에 있겠습니다.
A씨에게 한국이 안전한 새 보금자리가 되기를 바라며,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