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은 추웠습니다. 코로나19 역시 기승을 부렸습니다. 그래도 ‘두루와 함께 누구보다 뜨겁게’ 보낸 2주의 실무수습 기간만큼은 정말 따뜻하고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 있을 듯합니다. 우리의 기억과 소감을 정리하고, 사단법인 두루 실무수습의 문을 두드리고자 하는 분들께 작게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후기를 적습니다.
1. 두루에 오기까지: 지원 계기와 자기소개서
은아 : 두루는 법학전문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게 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졸업을 앞두고 진로를 고민하던 중, 두루 변호사님들께서 진행하셨던 연구를 접하며 공익변호사라는 길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를 알기 전에는 변호사가 하는 일은 송무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두루를 필두로 하여 여러 공익변호사 단체들의 사업들을 살펴보며, 공익변호사가 된다면 제가 그간 꿈꿔온 ‘소년 사법제도 개선’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학원 입시를 준비하며 자기소개서의 방향성을 잃을 때마다 두루 홈페이지를 들여다보곤 했습니다. 제도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살펴보며 제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구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변호사라는 진로 결정이 두루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비롯되었기에, 두루에서의 실무수습은 제게는 목표이자 꿈과도 같았습니다.
두루의 자기소개서에는 정해진 항목이 없고 성적도 기재하지 않기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 목차를 잡는 것도 어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두루 변호사님들께서 어떤 사람을 실무수습에 뽑으려고 하실까’에 대한 대답을 찾고자 했습니다.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두루에서 하는 일에 대한 이해가 있고, 활동에 대한 의지가 있으며, 인적 네트워킹에 대한 관심이 있을 것 등이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담을 수 있게 자기소개서 목차를 구성했습니다. 그래서 ‘1. 두루 지원동기와 포부, 2. 공익변호사 희망 이유, 3. 관련활동경험’으로 목차를 잡았습니다. 1번 항목에서는 제가 이해한 두루 변호사님들의 활동과 일반 로펌 변호사님들의 업무의 차별점, 관심 있게 살펴본 활동, 인적 네트워킹에 대한 관심을 담았습니다. 2번 항목에서는 개인적으로 아동·청소년 분야에 관심 있는 이유를 담았습니다. 3번 항목은 지면의 한계도 있고 경험도 적었기에 아주 간략하게밖에 적지 못하였습니다. 사실 활동 경험이 없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래도 좋게 봐주신 걸 보면 화려한 활동 경험이 필수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광 : 법학전문대학원생에 입학하는 많은 이들이 공익변호사를 꿈꿉니다. 우리 자기소개서에 등장했던 각양각색의 공익변호사들은 그러나 로스쿨 생활 속에서 이내 자취를 감춥니다. 그리곤 ‘자소설’ 내지는 ‘물정 모르는 소리’였다고 자조합니다. 단지 수험의 무게가 공익·인권을 마음 한구석으로 밀어놓았을 뿐이라고 여기지만, 당장 들리는 진로라곤 로펌이나 판·검사뿐이고 눈앞엔 쌓여 있는 수험서들뿐입니다. 자기소개서 속 공익변호사는 아주 실종되어버린 것만 같습니다. 아아, ‘공익변호사’ 당신들은 누구이기에 우리를 수험의 굴레에 가두셨나이까.
공익변호사의 일터에 가보고 싶었습니다. 변호사들을 만나 무슨 일을 하는지, 왜 그 일을 하는지 물어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사단법인 두루의 실무수습 모집 공고가 눈에 들어왔고, 두루가 밟아온 길을 찬찬히 살펴봤습니다. ‘있는 법’ 너머를 상상할 겨를을 주지 않는 로스쿨 생활에 지쳐 있었던 터라 ‘있는 법’과 ‘있어야 할 법’을 오가는 두루의 활동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여기라면 찾아 헤맸던 공익변호사의 모습을 만날 수도 있겠다.’ 그렇게 두루 실무수습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중·고등학생 때 짧게나마 운동에 참여했던 적이 있는 아동·청소년 인권 분야를 지망했습니다. 자기소개서에는 공익·인권 활동 경험을 녹여내고자 했습니다. 청소년 인권 운동을 만들어갔던 경험, 학생회와 페미니즘 학회 등 대학 내 여러 단체에서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추진했던 경험, 소수자의 삶에 관한 연구 경험 들을 진솔하게 담아내려 노력했습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도 적었습니다. ‘내가 과연 공익변호사에 어울리는 사람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려주세요.’ 다시 읽어보니 하소연에 가까운 글이었는데, 다행히 좋게 보아주신 것 같습니다.
2. 두루 실무수습: 활동들과 사람들
1) 활동들
은아 : 두루의 활동은 크게 과제, 영역별 주요 업무 소개, 강연, 외부일정 참여로 구성되었습니다.
전 영역 공통과제는 ‘모두의 영화관 소송’의 상고이유서 작성, 영역별 과제는 아동청소년 영역의 경우 ‘촉법소년 연령 하향 법률안에 대한 의견서’ 작성이었습니다.
상고이유서 작성의 경우 6년여의 소송에 관련된 실제 기록을 구경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값진 체험이었습니다. 실제 변호사가 되면 이렇게나 많은 기록을 참고하고 정리해두어야 한다는 것을 직접 보고 나니 변호사로서의 삶에 대하여 한 번 더 각오를 다질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주언 변호사님의 은혜로운 개별강평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범위를 한정해주시고 자세히 설명도 해주셨으나 부족한 과제를 제출하게 되어 죄송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럼에도 좋은 점들은 강조해서, 부족한 점은 최소한으로 언급하시되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용기와 배움 모두를 얻어갈 수 있었습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법률안에 대한 의견서 작성은 여러모로 학교에서는 쉽게 배울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의견서를 써보는 경험, 강정은·마한얼 변호사님의 꼼꼼한 피드백, 같은 과제를 수행한 영광 시보와의 비교 등을 통해 한층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주장하는 글은 목차부터 주장하는 측의 어조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에서부터, 인용하는 논거의 어휘까지도 신경 써야 한다는 것까지 글쓰기 전반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글을 쓰며 사고의 기저에 깔려 있는 아동에 대한 인식을 스스로 점검하고 성찰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한편 영광 시보와의 비교를 통해 같은 주제로 이렇게 다른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훌륭한 동료가 있으니 부족한 부분이 있을지라도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영역별 업무소개와 강연은 제게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격언을 체험하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모든 강연이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어 어느 하나를 꼽을 수 없어 아쉽습니다. 주요 영역별 업무소개에서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문제에 관한 고민과 활동들을 엿보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습니다. 강연은 팬임팩트 코리아 곽제훈 대표님의 ‘사회성과연계채권 특강’, 임성택 이사님의 ‘임팩트 소송 특강’, 전 기후솔루션 윤세종 변호사님의 ‘기후변화를 위해 변호사가 할 수 있는 일’로 구성되었습니다. 기본지식 없이도 이해할 수 있게 잘 설명해주셨고, 전혀 알지 못했던 분야에 대한 신선한 깨달음을 주는 내용이 많아서 정말 유익했습니다. 일련의 강연들 덕분에 이전보다 조금 더 세상의 여러 문제가 눈에 보이고 이를 불편해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불편함을 해결하는 데에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외부일정 활동으로는 ‘1층이 있는 삶 소송’ 법원 재판 방청, 민변 아동위 월례회 참석, 해외입양의 인권의제화를 위한 집담회에 참석했습니다. 법원 방청에서는 ‘장애인을 위한 건물 경사로 설치에 예외를 둔 시행령은 무효’라는 판결을 들었습니다. 승소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변호사님도 계셨다고 하셨을 정도로 역사적이고 전향적인 판결을 직접 들을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아동위 월례회와 해외입양 관련 집담회는 줌을 통해 참여하였습니다. 시급하고 중요한 사안을 다루고 있었음에도 생각보다는 인원이 적어 가시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의 어려움이 예상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어려운 와중에도 각자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덕에 지치지 않고 나아가고 계시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영광 : 실무수습 기간에 참여했던 활동들을 조은아 시보께서 잘 정리해주셔서, 저는 유독 인상 깊게 다가왔던 몇 활동들의 후기만을 적고자 합니다.
두 차례 과제를 수행하고 강평을 들으며 스스로의 부족함을 점검하는 한편 용기도 얻어가게 됐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차별 판단 법리, 촉법소년 제도의 개선 방향, 서면의 설득력을 유지하면서도 주장을 명료하게 하는 법 등을 나름 치열하게 고민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랬음에도 과제물에 미진한 데가 많은 듯해 아쉬웠는데, 변호사님들께서는 과분할 만큼의 격려와 함께 저 스스로 미처 발견하지 못한 개선점들까지 잘 짚어주셨습니다. 로스쿨 생활을 통해 점차 메워가야 할 부분들을 알게 된 것 같아 그 따뜻한 격려와 지적이 고마웠습니다.
법무법인(유) 지평 임성택 변호사님의 특강에서 ‘임팩트 소송’이란 말을 처음 접했습니다. 공익과 인권을 말하면서도 현행법에 구속되곤 하는 법률가의 수동성이 못내 마음에 걸렸는데, 임팩트 소송 개념은 마치 ‘법률가-활동가’로서의 변호사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공익·인권을 위한 변호사의 활동이 법정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 소송과 소송을 둘러싼 과정 전반에서 변화를 만들기 위한 활동 모두가 변호사의 일일 수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말해주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그 개념이 참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한편 “공익 소송은 이기는 소송이어야 한다.”는 말씀은 고민거리도 던져주었습니다. 고개를 주억거리면서도 늘 ‘이기는 싸움’만을 할 수는 없다고 이내 되묻게 됩니다. 때로는 패소할 게 뻔한 소송도 해야 하지 않을까, ‘어차피 지는 싸움’에 변호사는 어떻게 임해야 할까, 그 패소를 가치 있게 만들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특강에서 던져주신 화두를 되새기면서, 이기는 소송을 하는 법과 더불어 ‘졌지만 이긴 소송’을 하는 법 또한 계속 배워나가려 합니다. 로스쿨 공부만으로는 쉽게 접하기 어려웠을 고민의 계기들을 얻어가게 되어 기쁩니다.
2) 사람들
은아 : 두루에 지원하며 장차 동료가 될 변호사님들과 실무수습 동기들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한껏 기대한 것보다도 더 좋은 변호사님들과 동기들을 만나서 참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두루의 변호사님들은 일을 가르치는 선배라기보다는 거의 스승처럼 한없이 자애롭게 저희를 대해주셨습니다. 과제에 대해서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칭찬해주시고, 부족한 부분은 하나라도 더 알려주시려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면서도 호칭을 고민해주시거나 출퇴근 편의를 배려해주셨던 부분에서는 과분할 정도로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변호사님들의 무한한 격려와 응원 덕분에 학업 과정에서 흔들렸던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조금은 회복하고 돌아갑니다.
동기들과의 만남도 너무나도 소중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과제와 생활 전반에서 동기들의 크고 작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를 통해 실무수습 활동에서 잠깐 엿본 변호사님들 간의 연대의 힘을 벌써부터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학업으로 다들 바빠지겠지만 그 와중에 시간을 내려고 노력해서라도 곁에 남기고 싶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귀한 인연이 되어준 동기들에게 참 고맙습니다. 그리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대면 진행을 결심해주셨던 두루 변호사님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 다시 한번 전하고 싶습니다.
영광 : 활동들만큼이나 사람들에게도 많이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두루 변호사님들께서 보여주신 배려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두루 변호사님들은 실무수습 프로그램이 진행되기 이전부터 인적사항을 공유해도 괜찮은지, 식단 등에서 고려할 사항이 있는지 등을 세심하게 물어오셨습니다. 실무수습 내내 우리를 ‘시보님’으로 불러주셨고, 더 나은 호칭이 없을지 고민도 하셨다고 했습니다. 정규 프로그램에서는 물론이고 식사 시간이나 일과 외 시간에서도 수습생들을 한결같이 배려해주신 덕에 편안하고 유쾌한 기억을 안고 가게 됐습니다.
변호사님들 간의 상호 존중과 신뢰도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주변인들과의 더욱 평등한 관계 맺음은 종종 고민해왔지만, 막상 변호사들의 관계에 대해서는 막연히 위계적이고 사무적일 거라고만 여기고 별다른 생각을 해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서로 친근하고 화목하며 수평적으로 지내는 두루 변호사님들을 보면서 깨달았습니다. 변호사들의 일터에서도 두루 사람들과 같이 평등한 관계 맺음이 가능하구나! 어느 날부터는 두루 변호사님들을 가이드라인 삼아, 앞으로 함께 일할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갈 것인지 즐겁게 상상해보는 일이 늘었습니다.
화기애애했던 시보님들과의 관계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첫날 내규를 정하면서 어떻게 해야 더욱 평등하게 서로 만날 수 있을지, 어떤 말과 행동이 차별일 수 있는지, 공동체에서 발생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갈 수 있을지 진지하게 논의했던 일을 잊을 수 없습니다. 실무수습 프로그램들뿐만 아니라 여러 끼니를 함께하며 서로의 일상과 경험을 나누었던 시간도 잊을 수 없습니다. 실무수습을 준비하고 운영해주신 두루 변호사님들, 그리고 실무수습에 같이 참여한 동료 시보님들 모두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합니다.
3. 두루에서 배운 것들
은아 : 두루 실무수습에서 얻은 가장 의미있는 배움은 ‘비수험적 사고가 필요한 때’를 알게 된 것입니다. 소위 수험적 사고란 깊게 고민하지 않고 일단 받아들인 뒤 암기를 반복해서 어느 순간에는 사고를 거치지 않고 자동으로 정답을 떠올릴 줄 알게 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변호사시험 합격이 목적인 공부를 해오다 보니 어느새 이러한 수험에 적합한 사고방식에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비수험적인 것에도 무심코 수험적인 사고방식으로 접근하곤 했습니다. 두루에서의 과제마저도 수험적인 사고에 갇혀 바라보는 데에 그쳤던 것 같습니다. 깊은 고민 없이 그때 떠오르는 쟁점들만을 나열하고, 말도 안 되는 정도만 면하는 논거를 들었습니다. 피드백을 받을 때가 되어서야 원래 하고 싶었던 혹은 했어야 했던 말이 무엇인지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그간 수험서 바깥의 세상도 이렇게 무심하게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세상의 일들은 기출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의식하게 되었습니다. 실재하는 문제들을 바라볼 때에는 치열하게 고민해보고 나름의 결론도 내보고자 합니다. 두루에서의 실무수습이 아니었더라면 법학전문대학원 재학 내내 세상을 무심하게 바라보며 시험만을 준비하는 수험생으로 살았을 것 같습니다. 두루 덕분에 의식적으로 때로는 수험생이 아닌 제 자신이 되어 세상을 바라보고자 노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다시 학교로 돌아가서 한동안은 수험생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래도 두루 덕분에 수험생치고는 세상의 문제에 진정성 있는 고민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 떠오르는 고민들을 마음에 품고 학업을 잘 마친 뒤, 언젠가는 다시 변호사님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동료로서 만나기를 꿈꿉니다.
영광 : 실무수습을 마치던 날 동료 시보님들과 롤링페이퍼를 썼습니다. 그런 글을 쉽게 쓰지 못하는 성격인 탓에 한참을 고민했고 이렇게 적었습니다. “‘나중에 변호사가 되면’이라고 핑계를 대가며 갖고 있던 문제의식들까지도 자꾸 유예해왔던 것 같습니다. 두루의 활동을 가까이서 보면서, 앞으로 변호사로서 해나갈 일이란 지금까지의 고민과 실천의 연장일 따름이라는 걸 깨닫습니다. 변호사님들과 시보님들에게서 지금 여기서부터 고민하고 실천하며 문제의식을 벼려갈 에너지를 얻었습니다.”
현장에 관심을 기울이며 문제를 발굴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두루 변호사들은 그 일을 변호사로서 어떻게 해나갈 수 있는지 보여주었습니다. 또 그 과정에서 활동은 때로 방향을 틀기도 하고 초점을 바꾸기도 하면서 깊이를 더해간다는 점도 일러주었습니다. 공익·인권법 활동의 모습과 외연이 달리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서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 잔뜩 흐릿해진 듯했던 마음속 공익변호사의 얼굴을 ‘지금 여기서부터’ 다시 또렷하게 만들어갈 힘을 얻었습니다. 두루 실무수습이 준 가장 값진 배움이라고 여깁니다.
그 밖에도 후기 한 장에 모두 담아내기 어려울 만큼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변호사로서 사회문제를 분석하고 해결을 도모하는 방식, 스스로의 주장을 법적 용어로 기술하는 법, 글에 설득력을 더하고 문장을 다듬어 좋은 서면을 완성하는 요령, 동료들을 존중하며 함께 지치지 않고 활동을 만들어가는 노하우…. 가르침들을 체화하기에 2주는 너무 짧은 기간이었지만 자꾸 되새기며 내 것으로 만들어야겠습니다. 역시 롤링페이퍼에도 적었듯, “변화를 향한 걸음에 연대하며,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변호사 동료가 되어 다시 만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