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두루 엄선희 변호사입니다.
7월 1일은 제가 두루의 상근변호사가 된지 1년이 되는 날입니다. 두루 회원님, 기부자님들의 따뜻한 격려와 응원 속에서 더 없이 소중한 1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사범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아동·청소년을 위한 공익변호사로 일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로스쿨에 입학하고, 변호사가 되었던 제가 두루의 아동·청소년·교육 영역의 공익변호사 채용 소식을 들었을 때 가슴이 얼마나 두근거렸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두루에서 1년을 열심히, 즐겁게 보냈습니다.
두루의 공익변호사로서의 1년을 돌아보면 기억에 남는 일이 정말 많습니다.
그동안 두루에서 했던 다양한 일들 중에서 이번 편지에서는 장애아동과 관련되어 했던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회원님들께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보호와 도움이 필요한 아동들 중에서 특히 “장애아동”이 1년간 가장 제 마음을 끌고 있습니다. 장애아동은 아동이 누려야 할 많은 권리에서 소외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며, 정책적으로도 늘 뒷전으로 밀려있습니다. 두루 회원님과 기부자님들께서도 함께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장애아동의 교육권을 위하여
- 특수교육법상 의무교육의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장애유아의 70%정도로 추산되는 장애아동들은 국가로부터 아무런 의무교육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육부 관할인 유치원에 다니는 경우에만 국가가 의무교육 지원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치원이 입소 거부를 하거나 장애의 유형 및 정도로 인해 유치원에 갈 수 없어서 어린이집에 다니는 경우 의무교육 대상임에도 아무런 교육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장애유아들을 위해 두루 이주언 변호사님과 함께 특수교육법 개정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국회 토론회, 공청회에서 발제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현재 김해영 의원실 대표 발의까지 진행되었으나 통과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는 상황입니다. 많이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세요.
장애아동의 안전권을 위하여
- 작년 10월 특수학교인 서울인강학교에서 사회복무요원들에 의한 장애아동 폭행사건이 언론제보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사회복무요원, 교사에 대한 형사재판이 1심 진행 중이며 법무법인(유) 지평의 최세훈, 오자성 변호사님, 두루 이주언 변호사님과 함께 피해학생들을 대리하고 있습니다. 장기간에 걸쳐 일상적으로 폭행이 이루어졌으나 의사표현을 하기 어려운 중증의 장애아동들을 대상으로 주로 화장실, 사회복무요원실 같은 곳에서 폭행이 이루어져 수사기관에서도 공소사실을 특정하기 어려워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장애아동과 부모님들은 지금까지도 정서적·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 저희 피해자 대리인단은 재판과정에서 피해학생과 부모님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피해학생 부모님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특수학교가 장애아동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도록 특수학교 내 사회복무요원 배치, 사립특수학교의 구조적 문제 등에 대하여도 계속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려고 합니다.
장애아동의 놀 권리를 위하여
- 성악가 조수미씨가 보조기구를 이용하는 아동이 탈 수 있는 그네인 휠체어그네를 지속적으로 기부하고 있지만, 현행 법·제도상으로는 휠체어그네를 놀이터에 설치할 수 없습니다. 놀이터에 설치하는 놀이기구는 관련법에 따라 안전인증을 받아야하는데, 휠체어그네 등을 위한 시설 기준이 없어서 인증을 받을 수 없고 놀이터와 분리된 공간에 울타리를 둘러진 채 장애인 시설로 설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저는 두루에서 다른 법률가단체, 장애단체, 아동단체와 함께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 모두가 함게 놀고 즐길 수 있는 놀이터인 통합놀이터를 만들기 위한 법개정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5월에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통합놀이터를 알리기 위한 팝업 통합놀이터 행사를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장애아동도 울타리가 둘러진 곳이 아닌 놀이터에서 비장애아동과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도록 법·제도 개선을 위해 두루에서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두루에서 저는 공익변호사가 할 수 있는, 해야 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경험하고 배워가고 있습니다. 회원님, 기부자님들의 관심과 지지, 두루 변호사님들의 조언과 도움 덕분에 부족하지만 조금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께서 보내주시는 마음을 담아 아동·청소년을 위해서, 우리 사회를 위해서 더욱 열심히 노력하는 두루의 공익변호사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7월 1일
두루 엄선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