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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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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제7호 기사, 이선민 변호사가 그리는 미래 2020.06.29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부터 두루에서 일하고 있는 이선민입니다. 아직 서툴지만 두루에 서서히 녹아 들어가고 있습니다. 제가 두루를 처음 만난 건 2015년입니다. 2015년 여름 두루가 처음 마련한 실무수습에 사회적경제 분야로 참여했는데, 실무수습을 하면서 ‘공익변호사가 된다면, 앞으로 즐겁게 일을 할 수 있겠다.’, ‘두루 변호사님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정말 좋겠다.’ 고 생각했습니다. 그 생각과 바람대로 지금 공익변호사가 되어 두루에서 일할 수 있어 기쁩니다. 
 

2015년 여름 두루 명패와 함께

 

저는 두루에서 주로 사회적경제 영역의 법률지원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사회적경제가 무엇인가요?’ 라고 묻는다면, 열심히 설명을 하려고 하지만 답변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국제기구인 국제노동기구(ILO)도 2010년에 사회적경제기업(social economy enterprises)을 ‘아직 보편적으로 정의되지 않은, 진화하고 있는 개념’ 이라고 했으니 저만 어려운 것은 아닌 것 같네요. 저는 이번 편지에서 회원님들과 기부자님들께 사례를 통해 사회적경제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FC바르셀로나 로고

 

혹시 ‘썬키스트’ 라고 들어보셨나요? 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그 음료가 맞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스 음료로 많이 알려져있는 브랜드입니다. 그런데 썬키스트가 주식회사가 아닌 협동조합이라는 사실을 아셨나요? 썬키스트는 미국의 캘리포니아, 애리조나의 감귤 재배 농장들을 조합원으로 하는 협동조합입니다. 썬키스트 협동조합은 6000여 명의 조합원이 생산한 감귤을 최대한 비싼 값으로 구입해서, 조합원들의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해줍니다.
                                                                           
세계 최고의 축구팀 중 하나로 손꼽히는 스페인의 프로축구팀 FC바르셀로나도 사회적경제기업 중 하나인 협동조합입니다. FC바르셀로나는 2006년 유니폼 한 가운데에 유니세프(UNICEF)라는 글씨를 큼지막하게 새긴 적이 있습니다. 프로축구팀의 유니폼 광고를 하려면 거액의 광고료가 필요한데, 유니세프는 거액의 광고료를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FC바르셀로나는 구단 수입의 0.7%를 유니세프에 지원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영국의 사회적기업인 엘비스 앤 크레스(Elvis & Kresse)는 버려진 소방호스를 소재로 하여 가방, 벨트, 지갑 등을 만드는 패션브랜드입니다. 2007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로 200톤 가량이 넘는 자원절약에 기여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이들은 수익 중 50%를 소방관 자선단체(Fire Fighters Charity)에 기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들의 제품이 다른 제품들보다 떨어지는 건 아닙니다. 명품 패션 기업으로 알려져 있는 버버리가 2018년 엘비스 앤 크레스와 버버리의 재고를 소각하지 않고 재활용하는 파트너 협약을 맺었다고 하니, 실력도 인정받는다고 볼 수 있겠네요.
 
우리가 모두 경제학에서 가정하고 있는 ‘합리적 인간’ 이라면, 농장의 감귤을 최대한 비싼 값으로 구입하거나, 유니세프의 광고를 광고료를 받지 않고 해주거나, 매출액의 절반을 소방관들을 위해 기부하는 행위는 ‘비합리적인 선택’일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감귤농장의 안정적인 수익을 위하여, 어린이들을 돕기 위하여, 환경을 지키고 소방관들을 돕기 위하여 그들의 이익을 기꺼이 나누어줍니다.
 
사회적경제란 위 사례들 같이 경제적가치 뿐만 아니라 사회적가치도 함께 추구하는 경제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회적경제기업들(소셜벤처,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이 경제적가치 뿐만 아니라 사회적가치까지 함께 추구한다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경제적 효율성만을 중시한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사회적가치 뿐만 아니라 경제적가치 두 마리 토끼 모두를 잡아야 합니다. 많은 사람과, 자본, 지원이 필요한 일입니다. 두루는 법률전문가 단체로서 사회적경제기업들에게 법률지원을 해주고 있고,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제도 및 정책연구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존 기업들의 사회적가치 실현을 위해서도 힘쓰고자 합니다.
 
위에서는 해외사례들만 말씀드렸지만, 우리나라에도 트리플래닛, 미로(라스트오더), 인라이튼, 그로잉맘, 어픽스, 어썸스쿨, 이지앤모어, 아이쿱생협, 번역협동조합 등 다 말씀드릴 수 없을 정도로 정말 많은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들을 지원하는 루트임팩트, 크레비스, 소풍벤처스 등의 중간지원조직들도 있네요. 두루는 이들과 함께하며 사회적경제가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주요한 영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법률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와 함께하고 있는 단체들은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소개시켜드리고 싶습니다. 
 
사회적경제는 사람을 우선순위에 두고,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며, 민주적 거버넌스로 운영되는 우리의 미래입니다. 그리고 제가 꿈꾸는 미래입니다. 저는 두루에서 변호사로서 사회적경제 영역을 지원하고 활성화하는 일, 즉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일에 일조할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회원님들과 기부자님들이 지지와 후원을 보내주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여러분들께서 보내주시는 마음에 누가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활동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